페트라르카의 서재_전한호 교수

옛 그림을 보면 지금은 익숙한 대상이 시대를 달리하며 얼마나 다른 모습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현재 느끼게 되는 그 다름이란 원래의 것에서 변화된 모습이란 점에서 흥미롭다. 예를 들어, 오늘날 도서관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목청을 돋워 책을 읽는다면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십상일 것이다. 그러나 서양의 중세(中世)만 해도 달랐다. 책이란 공개된 곳에서 보란 듯이 낭랑한 목소리로 읽는 것이지, 밀폐된 곳에서 조용히 읽는 것이 아니었다.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은 오히려 사악한 행위로 간주했다. 악마와 밀담을 나누는 것쯤으로 이해했다.

속으로 책을 읽는 방식은 14세기에 들어서 처음 등장했다. 음독(音讀)이 몇몇 책을 천천히, 집중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라면, 묵독(黙讀)은 많은 책을 빠르게 습득하는 독서법이다. 묵독은 자유로운 앎의 확충에 소용되는 방식으로 중세 수도원의 담장을 넘은 지식을 습득하기 시작하는 르네상스 인문주의 활동과 관계가 깊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새로운 독서방식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공간에 대한 요구가 생겨났다는 점이다. 속으로 책을 읽는 방식인 묵독이 유행하면서 여럿이 아닌 혼자 조용히 몰두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의 서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페트리카의 서재 최초의 인문주의자로 불리는 페트라르카의 서재 풍경은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개인의 사유공간을 엿보게 한다. 그림을 보면, 공간을 가로질러 긴 책상이 있고, 책상 위에는 책이 펼쳐진 독서대와 펜, 잉크병 등 문필가로서의 지물(指物)들을 볼 수 있다. 책상 안쪽에는 여러 책을 동시에 올려놓고 필요에 따라 열람할 수 있도록 고안된 회전용 독서대도 보인다. 다른 학자의 서재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당시 매우 유용하게 쓰이던 물건이다. 무엇보다 책은 공간의 속성을 서재로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로 사방에 아무렇게나 놓여있어 보존이나 관상을 위함이 아닌 현재 사용 중임을 말해준다.

페트라르카는 스스로 “책에 둘러싸여 독서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를 원했다. 그는 <고독한 삶De vita solitaria>에서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의 분망함에 대해 경고하며, 번잡한 삶을 벗어나 명상적 삶을 꾸리라고 충고한다. 도시생활은 소음과 종사(從事)로 분주하며, 집착과 탐욕이 지배하여 내가 누구인지 잊게 되는 위험이 있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고독한 삶은 마음에 평정과 자유를 주어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해준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상적 삶을 위해 독서와 사색은 필수적이었다. 독서가 선현들의 삶을 본받기 위함이라면 사색은 지금의 나를 돌아보기 위함이었다. 이때 서재는 독서의 공간이지만 고대 현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현재의 삶을 조망하는 장소가 된다. 그림 속 페트라르카가 책장 사이에 손가락을 낀 채 먼 곳을 응시하는 이유이다. 결국 군중으로부터 떨어져 홀로 책에 집중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이 된다. 꼿꼿한 자세로 먼 곳을 바라보는 페트라르카의 모습은 독서가 단지 활자를 매개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읽은 글을 주체적으로 숙고하는 사유적 행위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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